
-'별똥별'을 마친 소감은.
"가끔 밥 먹을 때 알아보는 분들이 '재밌게 보고 있다'라는 얘길 하면 기분이 너무 좋다. 예전에도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이 훨씬 좋다. 달라진 이유는 잘 모르겠다.(웃음) 작년 9월부터 촬영해서 올해 4월까지 찍었다. 다 찍고 방송되고 아직 방송이 다 안 끝나서 끝난 것 같은 느낌이 안 들었다. 마지막 방송까지 되고 나니 이제야 슬슬 체감이 된다. 엄청 재밌게 촬영했다. 좋은 캐릭터를 만나 촬영하면서도 짜증 낼 일 없이 촬영했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. 감독님 포함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현장 분위기 자체가 좋았다. 서로가 배려를 많이 해줘서 좋았고 많이 배워가는 현장이었다. 앞으로 하게 될 작품도 '별똥별'처럼 좋은 현장이었으면 좋겠다."
-이번 작품에 애정이 유독 남달랐던 게 아닌가.
"개인적으로 일하는 입장에서, 앞으로 연기함에 있어서 더 욕심나게 만들었다. 군대에 가서 공백기가 있었다. 제대 후 웹드라마를 하게 됐는데 아무래도 많은 분이 보기 힘든 플랫폼이다 보니 그 점이 좀 아쉬웠다. 그런데 이번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응원해줘서 좋았다. 시청자분들도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'별똥별'을 떠올리며 정주행 하길 바란다."
-극 중 도수혁과의 싱크로율은.
"나와는 좀 다른 부분이 있었지만 좋은 캐릭터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. 대리만족도 많이 했다. 수혁이는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면 직진하는 직진남이었다. 맺고 끊는 것 역시 확실했다. 난 좋으면 계속 지켜보는 스타일이다.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때도 깔끔하게 인정할 줄도 알고. 수혁이는 남자가 봤을 때도 멋있는 남자란 생각이 든다."
-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.
"평소 그런 건 잘 신경 쓰지 않는다. 흥행에 대해선 가수 활동을 오래 했기 때문에 잘 될 때가 있으면 아닐 때도 있기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다."
-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.
"한별과 마무리가 되고 한별의 친구인 기쁨이로 로맨스 관계가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게 좋았다. 수혁이가 한별이에게 첫눈에 반해 있다가 그다음에 기쁨이랑 넘어갔을 때는 어른 연애처럼 서로 동등한 선상에서 주고받는 티키타카가 좋았다. 호흡 자체가 재밌었다. 개인적으로 14부에서 기쁨이가 윤우의 사망 사건으로 죄책감을 느낄 때 수혁이만의 위로를 해준 신이 있다. 열심히 준비한 것들을 누군가 봤을 때 공감할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다면 가장 보람된 게 아닌가 싶다. 그 신에 내가 있었다는 게 좋았다."

"어렸을 때 자주 찾아봤는데 어느 순간 안 했던 것 같다. 글로 상처받는 스타일은 아닌데 안 좋은 글을 보면 기분이 안 좋지 않나. 근데 이번엔 피드백이 좀 필요해서 주변에 묻기도 하고 좀 찾아보기도 했다. '연기 많이 늘었다' '잘생겼다'라는 반응이 기분 좋지 않나. 조인성 선배님도 잘생겼다고 하면 짜릿하다고 하던데 내 생각에도 그게 가장 좋은 칭찬이 아닌가 싶다."
-파트너 박소진과의 호흡은 어땠나.
"너무 좋았다. 가수 활동할 때는 지나갈 때 인사 말고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는데 서로 연기하며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 재밌었다. 연기할 때 집중해 확확 바뀌는 누나의 그런 모습들이 좋았다."
-이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.
"홍보팀의 고충을 알게 됐다. 회사별 각 부서별로 다양한 분들이 있는데 회사에 오래 있으면서, 생활하면서 무뎌지는 것들이 있지 않나. 내가 모르는 부분을 담당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걸 다시금 느끼면서 말이라도 행동이라도 약속이라도 잘 지키는 게 그분들을 배려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. 조금 더 잘해야겠다."
-군대 다녀오기 전과 후 무엇이 달라졌나.
"군대가 날 엄청 바꿔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군대에 있을 때 내가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됐던 것 같다. 그리고 당연한 것들이 좀 더 소중하게 느껴지더라.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. 일도 일인데 '당연한 게 아니었구나!'란 생각이 들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다. 20대 때도 그런 걸 모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부족했다. 그 전까지만 해도 워낙 바빴고 휴식이라는 걸 모르고 살았다. 갑자기 이틀 쉬게 되면 '뭐하지?' 하면서 영화 보고 먹고 싶은 거 시켜 먹고 종일 자고 그랬다. 하고 싶은 게 있을 법 한데 취미도 잊었다. 그 당시엔 그런 걸 아예 몰랐는데 30대에 접어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. 조금을 쉬더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. 그래서 사람을 더 만난다든지 뭔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사람으로 바뀌었다. 지금도 바뀌는 중인 것 같다."
-촬영 끝난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었나.
"7월에 씨엔블루 일본 활동이 있을 것 같아서 그걸 준비하고 있다. 집에서 시간 되면 악기 연습을 하고 운동하고, 강아지 키우고 있어서 산책도 하루에 두 번씩 한다. 아빠의 마음으로 책임감 있게 키우고 있다. 집에 오면 무언가를 많이 한다. 집 배치도 바꾸고 싶을 때 바꾸고 어머니랑 같이 사는데 어머니가 좀 못 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과감하게 버리고 정리한다. 스트레스받으면 청소하는 편이다. 그렇게 닦고 정리하며 지내고 있었다."
-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.
"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센 캐릭터를 하고 싶다. 이전에 '보이스2'에 살인마 역할로 특별 출연한 적이 있다. 인상 깊어 이런 캐릭터를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."
-무대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나.
"박소담 씨가 초대해줘서 연극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콘서트의 경우 기를 모았다가 한 번에 빵 터뜨리는데 이건 오래도록 쭉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. 어느 정도의 에너지인지 체감이 아직 잘 안 된다. 현장의 호흡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는데 몸 쓰고 그러는 것도 다르더라."
-끝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.
"제대하고 제대로 인사를 못 해서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. 팬분들도 그런 생각을 가질 것 같은데 코로나19 상황도 좀 나아졌으니 대면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다. 다음에 또 좋은 작품이 들어와서 연기하게 된다면 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. 앞으로도 지켜봐 주고 씨엔블루도 잘 부탁한다."
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.soyoung@jtbc.co.kr (콘텐트비즈니스본부)